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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8-크로아티아에서 만난 노부부의 삶에 감동받다.
작성자: 하늘마음   등록일: 2019-07-12 23:47:33   조회: 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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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몇 년 전에 군대가면서 가족사진 한 장 달라고 했다.
가족이 제일 그리울 거라며.
연고도 없는 울진으로 귀농하여 네 가족이 한 잉크물에 풀어 살았으니 왜 안그렇겠는지...

난 손바닥만한 가족사진 뒷면에 이 글귀를 한 자 한 자 박아 주었다.

“금이라 해서 모두 빛나는 것은 아니며, 방황하는 자가 모두 길을 잃는 것은 아니다.
강한 자는 나이들어도 시들지 않으며, 깊은 뿌리에는 서리가 닿지 못한다.“
이 글귀는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 작가인 J.R.R.돌킨의 <반지의 제왕> 에 나오는 것으로 아들이 평소에 좋아하는 글이었기 때문이다.

아들이 제대하고 몇 년이 흘러 지금은 내가 환장하는 문장이 되었다.
이제 60을 향해 치달리는 난 나이 들어도 시들지 않을 정도로 강한 지, 나의 삶의 뿌리는 깊이 박혀 있어 그 어떤 된서리에도 끄떡없는 지, 내 자신에게 수도 없이 묻는 문장이 되었다.

이번 유럽배낭여행은 60 나이를 두 해 남겨 둔 상황에서 또 한 번의 삶의 방향을 정하고, 그 방향이 가리키는 대로 나아가기 위해 긴 시간의 배낭여행을 나섰다.

슬로베니아에서 크로아티아로 이동하는 날은 새벽에 움직였다.
새벽에 낯선 나라에서 달을 보며, 또 다른 낯선 나라로 간다는 것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길 위에 혼자 버려진 느낌도 나고, 인생길에 만난 된서리를 나는 지혜롭게 헤쳐나 갈 혜안을 갖고 있는 지 테스트하는 기분도 들었다.

그래서 여행은 사람을 강하게 만들고 마음의 평수를 늘려준다.
슬로베니아에서 버스로 2시간을 달려 1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에도착하여 바로 환승했다.
그리고 또 다시 3시간을 더 달려 내린 곳이 바로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이다.

세계적인 명승지인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은 다양한 트래킹 코스가 있다.
그 중 배낭여행을 하는 여행자들은 주로 H코스를 선호한다. H코스는 상류에서 하류를 다 돌아보는데 6~7시간 걸린다.
우리는 이 코스를 선택했다.

3일씩 이곳에 머물며 전날 일부 사전답사까지 했으니, 이 정도 코스는 걸어줘야 하는 게 아닌지...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크고 작은 100개에 가까운 폭포들로 이루어진 16개나 되는 호수로 이루어져 있으니 두 말하면 입 아프다.

국립공원 넓이는 2만9천 헥타아르이며, 제일 높은 폭포가 70M 정도에서부터 작디 작은 수십개의 폭포가 아기자기하게 모여 쏟아지는 모습까지 그 장관은 꿈에서도 입이 벌어진다.
호수는 햇빛이 비추는 방향에 따라 비취빛과 에메랄드빛이 옷을 갈아 입고, 여행객에게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이런 세계적인 명소인데 영화산업에서 그냥 지나쳤을 리 없다.
그 유명한 영화 ‘아바타’의 배경이 된 곳이 바로 이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이다.
그 폭포와 호수의 규모가 어마어마해서 “요정의 숲” 이라는 별명이 따라붙는다.
그 별명답게 호수가에는 오리들이 무리지어 다니고, 1급수에서만 산다는 송어가족들이 수두룩하게 여행자의 발길을 따라다닌다.

또 하나의 별명은 “요정의 숲”과 대조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국립공원”이란 별명이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크로아티아 내전 당시 세르비아군의 침략을 막기 위해서 지뢰를 매설해 놓았기 때문인 데, 지금은 지뢰를 다 제거하여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한다.

100개 정도의 폭포는 그 어느 것 하나 그게 그거 같은 풍경을 연출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개성을 뽐내기 때문에 꼬박 6~7시간을 걸어도 질리지 않는다.
그 날은 비가 왔는데 개의치 않았다. 우산으로 떨어지는 빗소리도 멋진 화음이 되어 주었으므로....

우리네 삶처럼 여행도 조건이 안 좋다고 감정이 함께 춤출 이유가 없다.
이것은 각국을 돌아다니며 터득한 개똥철학이다.
폭포와 호수 중간중간에 너도밤나무, 삼나무 등이 들어차 있는 숲도 호수와 어우러져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었다.
놀라운 것은 우리나라 어디가나 떡칠(?)이 되어 있는 데크가 아니라, 모습이 제각기 다른 둥근 나무로 만든 길로 다 이루어져 있고 그 길이는 총 18km나 된다는 점이다.

어쩌면 내가 이 여행기를 쓰는 것은 지금부터가 골자이다.
이처럼 빵빵한 경관과 풍경과 대등하게 감동을 준 것은 다름 아닌 이곳 숙소의 노부부이다. 이런 세계적인 국립공원을 가려면 무키네 마을에서 숙박을 해야 한다.

호텔도 있었지만 세계인들에게 유명한 노부부가 운영하는 집에서 3일을 묵기로 했다.
버스 정거장까지 할아버지가 차로 마중을 나오셨고 할머니가 집에서 맞아주셨다.
그러니까 할머니, 할아버지가 사시는 집에 딸들이 쓰던 작은 방을 개조해서 세계인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할머니댁이 왜 유명할까?
방이 럭셔리하지도 않고, 모든 것이 편하게 되어 있지도 않고, 그저 어느 집의 방 한 칸을 얻어 지내는 셈인데, 세계인들이 들끓는 이유는 뭘까?
그 나라의 가정집에서 세심한 사랑을 받으며 지낼 수 있다는 그 정스러움이라고 말할 수 있다.
두 분은 대략 연세가 여든 정도 되어 보이시는데 할아버지는 영어를 못하시고, 할머니는 그 연세에 독학으로 영어를 배워 여행객을 맞이하셨다.

주방이 따로 있지 않아서 할머니가 아침을 해주시는데 빵, 치즈, 오믈렛, 햄, 커피, 밀크 등 한 상을 차려주시고 숙박비에 포함된다.
식사 때마다 접시 세트가 달랐고, 햐얀 면 테이블보는 깨끗이 사용해도 한번 쓰면 바로 세탁하실 정도로 깔끔한 성품과 사랑이 흘러넘쳤다. 저녁도 재료를 사오면 무엇이든 요리를 해주시는 데, 우리는 즐기라며 아무 것도 돕지 못하게 하신다.
물론 이것은 서비스다. 두 분의 표정에서 우리는 이미 속세의 찌꺼기를 정화하게 된다. 할머니는 나와 딸에게 당신 딸과 손녀와 같은 또래라고 하시며 내 손을 잡으셨다.

이렇게 둘이 여행하는 것을 보니 딸이 그립다며, 내 집처럼 지내다 가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박꽃처럼 하얗게 웃으시는 할머니...
이게 끝이 아니다.
할머니는 내게
“이제부터의 삶은 당신의 삶을 살아요. 지금까지는 가족을 위해 살았다면 이제부터는 당신이 중심이 되고, 최고가 되는 그런 삶을 살기 바래요. 지금 모습 너무 보기 좋아서 이 말을 해요. 멀리서도 내가 응원할께요.”
라고 하셨다.

그리고 딸에게는 “엄마와 함께 여행하는 사람을 많이 보지 못했는 데, 당신은 지금 엄청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며, 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그 어떤 유명한 철학자의 말보다 난 할머니의 그 말씀이 더 절절히 마음으로 들어왔고, 앞으로의 삶의 가치관이 될 것이다.

크로아티아의 여러 도시들을 오랫동안 돌아다녔지만 한 가지만 감동적인 장면을 말하라면, 무슨 세계문화유산도 아닌 “두 분과의 만남” 을 꼽는다.

우리는 관광하면 풍경과 경치, 체험만으로 되어 있는 상품만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사람이 풍경이 되고, 사람이 훌륭한 상품이 되는 것을 능가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노래 가사말마따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은 여기에 해당된다.

과연 나는 할머니와 같은 나이에 무엇을 하고 있으며, 어떤 가치관으로 살고 있을까? 위의 J.R.R 돌킨 말마따나 난 그 나이에도 시들지 않고 강하며, 나의 삶의 뿌리는 서리가 닿지 못하게 깊이 박혀 있을까?
내게 있어 여행이란 나의 삶의 뿌리를 깊이 박는 일이다.





459-동화마을 할슈타트로 가는 길[1]
457-드디어 빨간머리앤을 영접하고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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